국내 조선업이 초호황 사이클을 맞고 있는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이 3조원 넘는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올해 수주 목표(157억달러)를 반년 만에 90%(140억달러) 가까이 달성하게 됐다. 향후 선박이 건조돼 인도되면 한국 수출 증가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 중 부유식 해양설비는 호주 우드사이드에너지사가 주문한 원유생산설비(FPU)다. 이 FPU는 길이 94m, 너비 94m, 높이 57m 규모다. 총중량만 4만4000여t에 달한다. 이 설비를 갖추면 하루 10만 배럴의 원유와 41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해당 설비 수주 가격은 1조5663억원이다. 이날 발표한 전체 수주액의 절반을 넘는다. 이 회사가 해양설비를 수주한 건 2021년 미국 원유개발사로부터 6600억원 규모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1기를 수주한 이후 2년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유식 해양설비는 선박보다 훨씬 고부가가치 사업 영역”이라며 “부유 기능을 하는 하부설비와 원유를 생산하는 상부설비를 일괄도급방식으로 제작해 멕시코 동부 해상 180㎞ 지점으로 인도해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NG운반선 2척은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LNG운반선 2척은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다. LNG운반선은 북미지역 선주가 주문했으며 17만4000㎥급이다. LPG운반선은 4만㎥급으로 유럽 선주가 주문을 넣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수주한 선박을 2027년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13일 수주한 LNG선 인도 시기를 2028년으로 공시했다. 국내 한국 조선사들의 일감이 3년치를 넘어 4년치로 늘고 있다는 얘기다.
대규모 수주와 함께 수주의 질도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의 부유식 해양설비를 2년 만에 수주한 것을 비롯해 PCTC도 LPG운반선보다 단가가 두 배가량 높다. 회사 관계자는 “가스선 등 친환경 선박에 대한 문의가 연이어 들어오고 있다”며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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